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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리 마을주민 공동취사 "밥맛 좋네"

JSS열린세상 2011. 12. 21. 16:50

구상리 마을주민 공동취사 "밥맛 좋네"
"함께 해먹으니까 밥맛이 꿀맛여~"

 

마을 주민들이 식사준비를 하고 있다-

금산군 제원면 명곡 1리(구상리) 주민들은 겨울철 농사일이 한가해지면서 마을 노인회관에 모여 공동취사와 공동생활을 하면서 모처럼 마을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 노인회관을 찾는다는 김창수(74) 노인회장은 "나이가 들어 입맛이 예전 같지 않아 혼자 있을 때는 끼니를 거르는 날이 많은데 이렇게 모여서 여럿이 먹으니까 밥맛이 새로 돌아와 힘이 불끈불끈 솟는 것 같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식사 후 노인회관에 마련된 사랑방에서 쉬고 있는 마을 주민-

마을 공동취사를 처음 시작한 안창수 부녀회장은 "도시에서 살다가 직장에서 퇴직 후 남편 고향에 들어와 산 지 6년 정도 됐다며 예전 같으면 며느리한테 밥상을 받아야 할 나이 드신 어르신들께서 홀로 사시면서 식사를 거르시는 때가 너무 많아 보다못해 부녀회에서 이 일을 먼저 시작하게 됐다면서 마을공동체 생활을 통해 이분들의 삶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해졌으면 한다. 고 말했다.

 

구상리는 전체 가구 수 50여 호에 약 80여 명의 주민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터전으로 삼아 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이곳도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산업화의 물결에 밀려 이농 등 젊은 사람들은 직장을 찾아 모두 도시로 떠나고 65세 이상 된 노인들이 마을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명곡1리 주민들-

마을 노인들의 유일한 낙이 있다면 하루 한 번씩 마을 노인회관을 찾는 것, 그나마 이곳에 와야 사람들을 만나 말동무도 하고 한 끼 식사라도 여럿이 모여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녀회를 중심으로 공동취사가 시작되자 얼마 전부터 색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동네 분들이 모여 겨울철을 대비해 산에 가서 땔감을 직접 해와 65세 이상 혼자 사는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게 나눠주는가 하면 이곳에 사는 라호상씨와 생활보호대상자인 박영자 씨는 푼푼이 모은 돈을 마을 공동취사 하는데 보태쓰라며 내놓고 황동하씨는 애써 농사지은 쌀 한 가마를 선뜻 내놓는 등 가족 같은 화기애애한 마을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준비해놓은 땔감-

동네 이장을 맡아 보는 전해일(60) 씨는 "일일이 돌봐 드리지 못해 안타깝다며 겨울철 농한기 때만이라도 노인회관에 모여서 밥도 함께 지어 드시고 공동체 생활을 하시면서 서로 말동무도 하고 외로움을 달래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아직 시설이 부족해 편하게 해 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홀로 사는 노인들은 경제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난방비를 아끼려고 전기장판 한 장에 의지한 채 난방이 되지 않는 온기 없는 방안에서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명곡1리 마을회관-

객지에 사는 자녀들도 바쁘다는 핑계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명절이나 되어야 한두 번 부모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 이렇다 보니 노인들은 몸이 아무리 아파도 기댈 곳조차 없어 끼니문제, 병원 가는 것 등 모든 것을 혼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노인 대부분은 하루 한 끼만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나머지는 거르기 일쑤, 나이가 들어 입맛도 없어졌지만 혼자 해먹는 밥은 더욱 먹기 어렵다. 이렇듯 굶는 게 일상화된 노인들은 면역력이 약해져 감기만 찾아와도 이겨내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다.

 

정부에서도 각 읍면동사무소에 사회복지사를 배치해 생활보호대상자를 우선으로 복지정책을 펴고 있으나 그 인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 그래도 가끔 집에 찾아오는 사회복지사를 기다린다. 노인들에게 말벗도 해주고 꼼꼼하게 챙겨주기 때문이다.

 

특히 농촌지역이 더욱 심각한 편, 자식들이 도회지로 모두 떠나고 배우자 없이 홀로 남게 된 노인들은 우울증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노인 자살과 고독사가 점점 늘고 있고 언제 돌아가셨는지 몰라 부패가 한참 진행되고 나서야 시신으로 발견되는 등 독거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