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중앙신문

법원, 한전 ‘신정읍~신계룡 송전선로’ 입지선정 절차 하자 인정

JSS열린세상 2025. 2. 27. 06:51

입지선정위원회 효력 정지… "주민 대표성 부족·절차적 정당성 결여"
본안 소송 전까지 사업 중단… 주민 반발 속 사업 차질 불가피

신정읍~신계룡 경유 송전탑 반대 현수막

법원이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추진하는 ‘신정읍~신계룡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입지선정위원회 결의 효력을 정지했다. 사업의 핵심 절차가 본안 소송 판결 전까지 중단되면서 주민 반대 측이 한전의 사업 강행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대전지방법원 민사24부(부장판사 오현석)는 지난 19일 금산경유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제기한 ‘입지선정위원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입지선정위원회의 결의가 무효임을 주장할 상당한 소명이 있다”며 “채무자(한전)를 위한 담보금 9천만 원 공탁을 조건으로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해당 결의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한전이 강행하던 ‘신정읍~신계룡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2단계 절차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면 중단된다. 대책위는 오는 4월 본안 재판에서도 승소를 목표로 법적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대책위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의 입지선정 절차가 명백한 절차적 하자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먼저, 한전이 이번 사업에서 ‘주민주도형 입지선정제도’를 최초 도입했으나, 정작 주민 대표를 공무원인 면장과 부면장으로 선정해 대표성이 결여됐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책위 변호인단은 “주민 의견을 반영한다는 제도의 취지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며 “이러한 절차적 하자는 결의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전이 최적 경과내역을 결정하기 전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설명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변호인단은 “주민 의견을 듣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경과내역을 확정한 것은 공정성을 저해하는 중대한 하자”라며 “재판부 역시 이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입지선정위원회가 사업 추진의 중요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됐다”며 “법원 판결을 계기로 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범석 대책위원장은 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그 어떤 국가사업이라도 주민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면,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주민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갈등과 피해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한전이 강조한 ‘주민주도형 입지선정제도’가 실제 운영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면, 이는 제도 자체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이번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한전의 ‘신정읍~신계룡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중대한 변화를 맞이했다. 당초 한전은 2027년 착공, 2029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전 측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본안 소송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사업 자체가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판결은 대규모 공공사업 추진 과정에서 절차적 투명성과 주민 참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한전의 사업 추진 방식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법원의 최종 판단이 사업의 향배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