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중앙신문

금산 회전교차로, '안전 불감증'에 속수무책…구조적 문제와 운전자 인식 개선 '시급'

JSS열린세상 2025. 5. 14. 14:23

도입 취지 무색, '무법 질주' 만연…교통 전문가 "근본적 원인 분석 및 맞춤형 대책 절실"

지난 5월 13일 금산읍 중도오거리회전교차로 차량접촉사고 현장

충청남도 금산군 일대 회전교차로가 당초 교통 흐름 개선 및 신호 대기 시간 단축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빈번한 교통사고 발생 지역으로 전락하며 지역 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단순히 운전자들의 부주의를 넘어, 회전교차로의 구조적 문제점과 안전 의식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금산읍내 주요 회전교차로에서는 회전 차량 우선 원칙을 망각한 채, 진입 차량들이 경쟁적으로 끼어들거나 감속 없이 고속으로 진입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일상적으로 연출되고 있다. 이러한 '묻지마'식 운전 행태는 곧바로 접촉 사고 등 각종 교통사고로 이어져, 운전자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은 물론, 교통 효율성마저 저해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금산읍 중도오거리 회전교차로

금산경찰서의 공식 통계 자료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뒷받침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양전교차로에서 13건, 중도교차로에서 11건의 교통사고가 공식적으로 접수되었다. 이는 신고되지 않은 경미한 사고 건수를 제외한 수치로, 실제 사고 발생 빈도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회전교차로 도입 이전의 사고 발생 추이와 비교했을 때, 사고 건수가 뚜렷하게 증가했다는 점은 회전교차로 시스템 자체의 문제점 또는 운용상의 허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중도오거리 회전교차로, '사고 블랙홀' 오명…전문가 "설계 오류 및 안전 시설 미비 가능성 제기"

특히 중도오거리 회전교차로는 '사고 블랙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붙으며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설치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십여 건을 넘어 수십 건에 달하는 차량 접촉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명 피해는 물론 재산상의 손실까지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금산군 내 여러 회전교차로 중 유독 중도오거리에서만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회전교차로의 설계 오류, 불충분한 안전 표지판 설치, 그리고 주변 도로 환경과의 부조화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정밀 진단과 맞춤형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더욱이 지역축제, 출퇴근 등 특정 시간대에 교통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는 회전교차로 진입 차량과 빠져나가는 차량 간의 통행 흐름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면서 극심한 교통 정체를 야기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회전교차로가 본래의 목적인 교통 소통 증진 효과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듯, 금산군은 중도오거리 회전교차로 진입로 다섯 곳에 비상시 사용 목적이라는 명목으로 신호등을 설치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회전교차로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고,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금산읍에 거주하는 한 교통 전문가는 "중도오거리 회전교차로는 기하 구조상 회전 구간이 명확하지 않고 직진에 가깝게 설계되어, 운전자들이 감속 없이 진입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는 명백한 설계상의 문제점이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 임시적인 신호등 설치는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회전교차로 운영 원칙은 내부 회전 차량에 우선 통행권을 부여하고, 진입 차량은 반드시 정지 후 안전을 확인하고 진입하는 것이다. 또한 회전 구간 내에서의 방향지시등 사용은 필수적인 안전 수칙이다. 그러나 금산군 회전교차로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통행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곧 교통사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전교차로는 일반적으로 교차로 내에서의 차량 속도를 감소시켜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신호 대기 시간을 줄여 교통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이는 적절한 설계와 운전자들의 충분한 이해 및 협조가 전제되었을 때 가능한 효과이다. 교통량이 많은 특정 지역에서는 오히려 진입 차량과 진출 차량 간의 상충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교통 체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결국, 금산군 회전교차로가 본래의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안전한 교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회전교차로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개선, 그리고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 함양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 및 홍보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 특성과 교통 환경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없이 성급하게 도입된 회전교차로는 '사고 다발 지역'이라는 오명과 함께,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관계 당국은 명확히 인식하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한편, 문제의 중심에 있는 중도오거리 회전교차로는 지난 2016년 국토교통부의 '지역수요맞춤 지원사업'을 통해 약 6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기존 신호교차로를 5지 회전교차로로 변경하는 공사를 거쳐 2017년 금산세계인삼엑스포 개막에 맞춰 완공되었다.

더욱 심각한 점은, 교통 전문가들이 이미 중도오거리 회전교차로 설치에 대해 교통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금산군에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산군이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대전 방향 내리막길에서 남일면 황풍리 및 인삼호텔 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감속 없이 그대로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는 것은 예측된 사고 위험을 현실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금산군의 안일한 교통 정책 결정이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