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내로남불
"내로 남불"이란 유행어가 있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내로남블의 사전적 의미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로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한 반면 남의 잘못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하는 태도를 지칭하는 말로서 '남에게는 엄격하지만 자신에게는 관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단어는 아전인수(我田引水)가 있다.
최근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기관에서 많은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과 불행 등 자신에게 닥쳐올 앞일에 대해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 민족성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샤머니즘을 통해 미래를 알아보기 좋아한다.
선거일이 막바지로 다가오면서 들쑥날쑥한 수치의 여론조사 결과로 유권자의 선택을 헷갈리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여론조사를 참고용으로 생각하고 결과를 분석해서 선거 전략으로 이용하면 그야말로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지만 성질 급한 한국사람들의 성격이 내용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를 믿든지 안 믿든지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 자신이 지지하고 좋아하는 후보가 높게 나오면 그대로 믿고 반대로 지지하지 않는 후보이면 조작이라고 떠드는 편리한 뇌구조를 가진 부류들이 많은 것 같다.
타 지방지에서 특정 후보가 높게 나온 여론조사를 여과 없이 그대로 복사해서 1면에 헤드라인에 게재하는 지역신문사보다야 생생한 뉴스 제공면에서 낮지 않나 싶다. 그래도 남의 꺼 복사한 게 아니고 자체 생산한 것이니까.
그것도 노골적으로 특정 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언론에서 타 언론에서 한 여론조사를 믿지 못한다는 내용으로 기사화한 것은 내로 남불, 즉 "내가 하면 로맨스? 남 이하면 불륜?"이란 편협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더구나 타 언론사 실명까지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기사 내용 갖고 말장난하기보다는 그럴 시간에 부지런히 발로 뛰어서 구독자들께 신선하고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신문사가 할 일이고 살길이다. 또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출판물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할 시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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