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지역 주민 매달 15만원 씩, 2년간 지급…전남 신안, 옥천군 사업 선정 후 전입 인구 증가

금산군이 내년도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 신청을 포기해 지역사회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재정 부담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미 전국 여러 지역에서 인구 증가와 소비 진작 효과가 확인되는 가운데 사실상 ‘좋은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는 비판이 거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월 인구감소 지역 60개 군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공모를 진행했고, 이 중 49개 군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심사를 거쳐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군 7곳을 우선 선정한 데 이어 예산 증액으로 이달 2일 충북 옥천, 전북 장수, 전남 곡성군 3곳을 추가 지정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매달 1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받는다.
이번 사업은 국비 40%, 광역·기초 자치단체가 각각 30%씩 부담하는 구조다. 1차 선정된 충남 청양군은 김태흠 충남지사로부터 전체 사업비의 10%에 해당하는 53억 원을 지원받기로 했고 부족한 20%도 추경에서 채우기로 했다. 반면 금산군은 지방비 30%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아예 공모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군민들의 시각은 냉랭하다. 실제로 시범지역 효과는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전남 신안군은 선정 한 달 만에 인구가 1천 명 넘게 증가했고, 옥천군도 지정 사흘 만에 232명이 전입했다. 이뿐아니라 군민 1인당 15만원씩 매달 75억 원 씩 지역화폐로 지급할 경우 2년간 약 1,800억 원의 소비 진작 효과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는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다.
그럼에도 금산군은 지방비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군 관계자는 “금산군 연간 농업예산이 600억 원 수준인데 시범사업에 필요한 군비 약 270억 원을 전용하면 기존 농업정책을 제때 집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충남도에 재정지원도 요청했지만 긍정적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결정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군민 반발이 폭발했다는 점이다. 금산군은 최근 보건소 신축 등 재원 확보를 위해 수백억 원대 지방채까지 발행했다. 이를 두고 군민들은 “지방채는 찍으면서 주민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못하겠다니 납득할 수 없다”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인구감소지역에서 기본소득형 정책은 ‘지방소멸 대응의 마지막 카드’라고 지적한다. 재정 부담이 단기적으로 크더라도 인구 유입과 지역 소비 확대를 통한 중장기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미 주변 지자체가 효과를 확인한 상황에서 금산군의 선택은 정책 판단 능력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금산군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지역 소멸 위기 대응 전략을 재정비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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