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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중앙신문

[독자투고-장신현] 72년 전, 그날을 기억하라!

by JSS열린세상 2022. 4. 23.

장신현 독자

1950625일 일요일 새벽 4시경, 북한은 남한을 전면 침공했다. 어마어마한 장비와 인력을 동시 투입했다. 일찍부터 남한침공을 준비해왔던 북한은 압도적인 전력으로 대한민국 국토를 밀어버렸다.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의 순간, 나라의 운명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바로 직전에, 하늘이 도왔다. ‘미국정부는 북한의 침략을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즉시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하였고 다수의 찬성 하에 대한민국 원조를 결의하였다.

 

이에 미국을 포함한 16개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프랑스·캐나다·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타이·그리스·네덜란드·콜롬비아·에티오피아·필리핀·벨기에·룩셈부르크)은 육··공군의 병력과 장비를 곧바로 지원하였으며, 그 밖에 많은 나라들도 각종 경제적·인도적 지원을 신속하게 한국에 제공하였다.

 

북한의 기세는 등등하여 개전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속전속결로 대구까지 내려왔으나 필사의 항전으로 낙동강 방어선을 끝까지 지켜냈고 세계 전사(戰史)에 길이 남은 <인천상륙작전>(Operation Chromite)으로 전세는 완전 역전된다.

 

‘2022224일 목요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전운이 고조되고는 있었지만 대부분 21C에 이런 재래식 전면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러시아는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고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먼저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부터 죽을지언정 절대 항복하지는 않겠다는 필사각오로 수도 키이우를 지켰고 모든 국민들이 그를 따랐다.

 

제 아무리 힘이 세다 할지라도 끝까지 저항하는 자는 맘대로 하지 못하는 법이다. 개전초기 다윗이 골리앗을 대면한 것 같은 두려움을 주었지만 우크라이나 지도자와 국민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 지금까지도 압도적 전력 차를 극복하고 골리앗을 막아내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다. 힘겹고 외롭다. 기본적인 전력 차가 너무 크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강대국이다. 우크라이나 혼자 맡겨두기에는 너무 버거운 상대다.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영국 공영방송 BBC 자료를 보면, 2020년 러시아 정규군은 90만 명, 우크라이나는 20만 명이라고 한다. 전투기는 러시아 1511, 우크라이나 98대이고, 공격헬기는 러시아 544, 우크라이나 34.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0년 군비 지출 규모가 617억 달러(771800억 원)에 이르고,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는 59억 달러(73,101억 원)’에 이르렀다. 이런 압도적인 전력 차를 보면서 72년 전 6.25 전쟁을 떠올리는 건 무리일까.

 

6.25 전쟁 초기에 소련의 지원을 받아 전쟁을 준비해온 북한과 남한은 압도적인 전력 차가 났었다. 또한 유럽에서 아시아로 가는 길목, 러시아와 유럽 사이에 끼어있는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아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길목,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있는 한반도를 떠올리는 건 무리일까. 이 전쟁을 보면서 우크라이나에 동변상련의 정을 느끼는 건 무리일까.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도움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비로소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이 되었다. ‘2020년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생산은 31,637달러에 이르고, GDP16,382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이뿐이 아니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2020년 국가별 군사력 순위에서 대한민국을 6위로 발표했다.

 

72년 전 폐허가 되었던 대한민국을 생각해본다면 정말 눈물겨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통계는 다만 우리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힘이 주어졌다면, 이 힘은 자랑하는데 쓸 게 아니라 72년 전 대한민국이 겪었던 그 아픔을 지금 그대로 겪고 있는 곳에 마땅히 사용되어야 한다.

 

현재 미국은 어마어마한 도움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 마치 72년 전 우리를 도왔던 것처럼 말이다. 이제 우리 차례다.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았음을 기억한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남 일이 아니라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한반도와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여전히 우리나라가 분단국으로 언제나 전쟁의 위험을 안고 있는 나라임을 기억한다면, 남을 돕고도 펑펑 남을, 현재 우리의 힘을 생각한다면, 중국과 러시아의 눈치가 보여도 미국 다음가는 수준으로 신속하게 도움을 쏟아부어야 한다.

 

감사하게도 지난달 국방부에서는 방탄 헬멧, 천막, 모포, 전투식량 등 비무기체계 군수물자와 개인용 응급처치키트, 의약품 등 의무 물자를 포함해 총 20여 개 품목,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0억 원 규모1차 지원에 이어, ‘이번에도 비슷한 품목들로 약 20억 원 규모2차 지원을 결의했다고 한다.

 

외교부에서는 ‘3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1천만불(1239,500만 원) 규모 인도적 지원에 이어, 추가적으로 3천만불(3718,500만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 예정이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 모색 중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 15개 교회 목회자 모임 <사귐과 섬김>에서는 <사마리안퍼스코리아>5억원의 후원금을 쾌척하여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돕기에 나서는 등 민간차원에서도 종교계를 중심으로 활발한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 내 차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자. 누군가는 기도할 수 있다. 누군가는 돈을 보낼 수 있다. 누군가는 전쟁의 부당함을 알리는 일을 할 수 있다. 누군가는 반전 및 평화운동을 전개할 수 있다.

 

물론 여러 개를 할 수도 있다. ‘나의 자그마한 헌신이 우크라이나에 도움이 되겠어?’라고 생각하지 말라. 세상은 그렇게 변하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한 어린아이의 도시락 하나에서 나온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의 물고기로 남자만 오천 명이 먹고도 열두 바구니가 넘게 남았다. 자그마한 나의 헌신은 결코 작지 않다.

 

돈바스 결전이 시작되었다.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는 2000여명만이 남아 최후항전 중이라고 한다. 인천상륙작전 같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생존이 어려워 보인다. 전쟁의 향방이 어디로 튈지도 모른다. 푸틴의 예상과 다르게 전개된다면 핵무기를 쓸지도 모른다.

 

그러면 끔찍한 인류의 미래는 더 이상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크라이나에는 싸울 수 있는 군인과 무기가 제일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생명을 가장 첫 번째 가치라고 생각하기에, 대한민국이 결코 살상무기를 지원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비전투물자와 인도적 지원 등 그 외,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할 수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우리는 평화적 방식으로도 전쟁에 동참할 수 있다.

 

일제 치하, 6.25 전쟁, 산업화, 민주화. 근대부터 시작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목숨 걸고 대한민국을 지켰던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이제 같은 어려움 속에 처해있는 이들을 돕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돕는 우리를 통해 그 역사는 계승될 것이다.

 

이웃의 아픔에 외면하지 않고 용기 있게 나설 자 누구인가!

평화적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울 자 누구인가!

 

당신이 글을 읽는 이 순간에도 포탄은 우크라이나에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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