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금산 인삼시장 수삼 경매제 도입, 상생의 해법 될까?

농가 수익 증대와 공정한 가격 형성 기대…정부, 인삼 경매센터 설립 방안 검토

장성수 발행인

대한민국 인삼 산업의 심장부인 충남 금산이 오랜 숙원이었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금산군이 주최한 '인삼도매시장 유통 선진화를 위한 공청회'는 현재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유통 시스템을 넘어, 경매제 도입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공론화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이는 단순히 거래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금산 인삼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 논의의 시작을 알린다.

현재 금산 인삼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도·소매 방식은 오랜 관행으로 자리 잡았지만,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객관적인 선별 기준의 부재와 거래 과정의 불투명성이다. 이로 인해 생산자인 농가는 자신이 생산한 수삼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최종 수취 가격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복잡한 유통 단계 역시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와 금산군은 '수삼 경매제 도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타당성 조사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금산 인삼 경매센터 설립 방안'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낸 것은 이러한 변화를 향한 구체적인 의지를 보여준다. 경매제가 도입된다면, 공개적이고 투명한 경쟁을 통해 공정한 가격이 형성되고, 이는 곧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농가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소득 확보와 함께 거래의 투명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변화에는 진통이 따르듯, 경매제 도입에 대한 우려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도매상들은 수삼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품질 편차가 커, 표준화된 경매 시스템 적용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선별 과정에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며, 이는 결국 유통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과거 수차례 시도되었던 경매제 도입이 번번이 실패했던 경험은 이러한 우려에 무게를 더한다. 현행 도매 방식이 오랜 시간 유지되어 온 것은 나름의 효율성과 최적화된 거래 형태였기 때문이라는 항변도 존재한다.

결국, 금산 인삼 경매제 도입의 성공 여부는 이러한 상반된 이해관계를 얼마나 슬기롭게 조율하고,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느냐에 달려있다. 공영 경매장 설립, 효율적인 전자 경매 시스템 구축, 농가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단순히 경매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선별 기준의 표준화, 품질 관리 시스템 강화, 그리고 참여 주체 간의 신뢰 구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금산 인삼 시장의 경매제 도입 추진은 단순히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 대표 농산물인 인삼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정부, 지자체, 농가, 상인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상생의 지혜를 모아, 투명하고 효율적인 유통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농가는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확보하고, 금산 인삼 시장은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유통 혁신을 발판 삼아 글로벌 마케팅 강화, 관광 산업과의 연계 등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방안까지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