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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중앙신문

한국타이어는 ‘청정금산, 1500년 인삼의 종주지’를 천형의 유배지라도 만들겠다는 것인가?

by JSS열린세상 2017. 8. 28.

한국타이어는 청정금산, 1500년 인삼의 종주지

천형의 유배지라도 만들겠다는 것인가?

 

타이어공장 인근에서 농작물을 수확하고 난뒤 손이 시커멓다

-한국타이어 근로자의 의문사

 

지난 810, 서울중앙지법은 한국타이어에서 근무한 후 폐암발병으로 사망한 안 모씨의 유족에게 128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공장 내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작업에 종사했던 근로자 안 씨에게 제대로 된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회사 측의 책임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다.


비록 1심 판결이지만 이번판결은 오랫동안 한국타이어 주변에서 유령처럼 떠돌던 돌연사와 의문사의 의혹에 대해 법원이 한국타이어의 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앞으로 의문사나 돌연사를 의심하는 유족들은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책임여부를 가리는 소송을 제기해 그에 상응하는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재력을 바탕으로 정치권력을 등에 업은 기업의 막강한 힘 앞에 움추렸던 근로자의 인권과 생명권이 이제야 법원에 의해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슬프고 안타깝지만, 법적인 보상의 한 단추가 열렸다는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타이어의 제조과정이 그 작업에 참여하는 노동자의 생명을 빼앗을 정도로 위험한 공정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그동안 한국타이어는 삼성 반도체공장과 함께 의문사의 집중적인 의혹의 대상으로 지목되어 왔다.

 

비온 뒤 타이어공장에서 금강상류인 봉황천으로 아무런 여과장치없이 유입되는 시커먼색깔의 폐수


-폐타이어, 반입불가 품목

 

지난 5, 충청남도는 내포신도시 열병합발전소의 내부 문건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충남도정] 2017.5.25. 7801~4) 2010년 산업자원부의 허가로 시작된 열병합발전소에 대해, 내포주민들의 끈질긴 문제제기에 따른 것으로서, 이 문건에 의하면, 내포 열병합발전소의 SRF(폐기물 고형연료) 재료성분에서, 폐타이어와 폐고무 PVC계열의 폐합성수지 등은 사용불가 품목으로 지정되어 있다.


고온 소각 후 재결합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제거하기 위해 폐타이어와 폐고무, PVC계열의 합성수지를 아예 반입불가 품목으로 지정한 것이다. 타이어 제조공정과정에서의 유해한 발암물질이 그대로 공기 중으로 배출되리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폐타이어는 다이옥신의 발생을 초래하는 주범으로 내포신도시 발전소에는 반입조차 허용되지 않는 품목이다.([충남도정] 7803)


열병합발전소는 일반쓰레기를 태우는 서울 목동과 아산, 천안시를 비롯해 전라남도 혁신도시, 문막 화훼단지의 경우처럼 국내에서는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발전시설이다. 내포신도시의 경우,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대기오염배출 허용기준도 LNG수준 이상으로 강화했고, 청산가리보다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어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다이옥신의 배출 허용기준은 법정기준보다 10배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충청남도가 23중으로 강화한 안전장치와 유례가 없는 수준의 엄격한 관리를 보증하는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내포신도시 주민들의 환경위해성에 대한 우려와 다이옥신에 의한 질병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은 채, 지금도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충남도의회도 내포신도시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열병합발전소의 건설을 반대하는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타이어공장 인근마을 가정집 화단나뭇잎에 묻어 있는 타이어 분진으로 추정되는 시커먼 물질

 

-그렇다면 금산의 경우는 어떠한가?

 

한국타이어가 금산에서 추진하고 있는 폐타이어 고형연료 보일러는 국내에서는 선례가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네덜란드에 비슷한 사례의 시설이 있을 뿐, 거의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획기적인 시설] 이다.


한국타이어는 폐타이어 보일러 시설을 추진하기 전에 대전 대덕구에서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소각연료화 하는 시설을 추진하다 대덕구청의 반대에 부딪혀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에서 패소한 바 있다. 그런데 금산에서는 이보다 더욱 강화된, 폐타이어만을 주재료로 하는 고형연료 보일러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01689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한국타이어금산공장 폐타이어보일러 열분해 및 보일러시설 반대하고 있는 주민과의 대화를 위해 금산의 민원현장을 방문해 간담회를 했다. 그 직후 충청지역신문20여 곳 이상에서 한국타이어폐타이어 보일러시설 추진을 비판하는 논조의 기사가 실렸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보일러 설치, 주민들이 마루타냐?’ 라는 취지의 기사들이 실렸고 금산군 의회는 폐타이어 오일 보일러 설치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보일러의 안전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공인된 평가가 전혀 없고 적절한 비교대상조차 없는 국내 최초 시설의 실험지대와 실험대상이 된 금산주민들이 격렬한 반대를 제기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내포신도시에는 반입조차 허용되지 않는 폐타이어를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을 배출하는 폐타티어만으로 똘똘 뭉친 고형연료 보일러를 설치해서 대한민국의 폐타이어란 타이어는 모두 거두어 하루96톤 씩 태우겠다는 야심찬 발상을 한국타이어는 금산에서 가열 차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충청남도의 하늘아래 내포주민과 금산군민 사이의 심각한 불평등과 건강권의 격차를 초래하는 한국타이어의 이러한 불감증과 기업윤리를 우리는 도대체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가? 또한 산업단지를 관리 감독하는 책임 기관으로서 충남도청은 한국타이어에게 시설허가를 내줌으로써 도민사이에 초래되는 환경권의 이러한 재앙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책임질 대책은 있는 것인가? 환경권은 생존권, 생명권 및 건강권과 직결되는 합법적인 가치다.

 

-도지사의 권한

 

“(폐타이어 고형연료 보일러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용역조사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보일러 시설에 대한 건축허가의 집행을 보류하겠다!”


2016826, 충남도청의 환경관리 과장이 행정 간담회에서 약속한 내용이다. 8명의 주민대책 위원들과 7명의 군 의원, 환경관리과장 본인을 포함한 3명의 충청남도 공무원 4명의 금산군 공무원이 함께 한 자리에서 발언한 이 약속의 내용은 그러나 환경관리과장이 독자적으로 약속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도청에서 이미 한국타이어에게 허가를 내준 시설에 대해 진행 중인 공사를 중지시키는 법적인 구속력을 가진 법률행위에 해당하는 발언으로 도지사의 비상한 권한의 발동을 표현한 것이다. 도지사로서 공사 지연에 따른 책임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며 환경관리과장은 도지사의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의 자격으로 안희정 지사의 이러한 의지를 대신 전달한 것이다. 안희정 지사의 뜻과 의지는 말과 행동에서 일관되게 관철되어 있다.


201689, ‘현장간담회자리에서 안희정 지사는, 폐타이어 보일러 시설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금산주민들의 쏟아지는 문제 제기에 대해 도지사의 권한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주민들이 충남도가 주민 건강권을 최우선 가치로 한 인.허가체계를 만들어 줄 것을 호소한 것에 대해서도 안 지사는 도지사로서 권한이 있는 부분은 즉각 보완하도록 하고 도지사의 권한을 넘어선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와 협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유도하는 등의 해결방안을 강구 하겠다고 매우 적극적인 의사를 피력했다.([충남도정] 2016.8.25. 7575)


89일 당일,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으로 자리를 옮긴 안 지사는 공장관계자가 도청이 주민설득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자, “주민들의 불신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사업 진행이 더욱 어려울 수 있으니, 사업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기업이 인내심을 갖고 주민들과의 소통에 더욱 노력해달라고 역으로 공장 관계자에게 당부했다.


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이 지연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기업 측이 감수해달라고 역설한 것이다.([충남도정] 7575)


826일의 환경관리과장의 발언은 안 지사의 이러한 생각의 취지를 용역조사기간 동안 건축허가의 집행을 보류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통해 주민대책위원 및 도청과 군청 관계자 전원에게 전달한 것이다.


주민의 신뢰회복과 순조로운 사업 진행사이의 상관관계를 안희정 지사가 정확하게 인식한 것이며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진정성에서 유래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안 지사는 주민들이 요구한 다섯 가지 사항 중에 ·반 주민 공청회 실시를 제외한 모든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며, 특별히 금산군 환경관리 위원회를 구성해서 폐타이어 고형연료 보일러의 안전성 검증을 위한 용역조사를 실시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도 받아들였다.


한편으로 안희정 지사가 환경관리 위원회를 구성토록 하고 안전성 검증을 위한 용역조사라는 새로운 절차를 가동시킨 것은, 그 자체로 포괄적인 구속력을 갖는 법률행위를 구성한다. 세부적으로 구체적인 지시가 없어도 이미 묵시적인 전제로 공사 중단의 필요성이 내포되어있는 것이다. 용역조사의 결과를 미리 예단할 수 없는 상태에서 열린 결과를 수용하기 위한 [신사협정적인 견지]에서도 공사 중단의 요청은 당연히 부상한다.


용역조사 자체가 보일러 시설이 건설되어도 좋은지 그 타당성을 묻고 있는 것으로, 허가 취소의 가능성도 열려있기 때문이다. 시설이 안전하다는 결과의 판정을 기다린 후,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절차적인 순리이고, 불필요한 갈등과 경제적인 손실을 예방하며, 무엇보다도 과정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타이어는 어떻게 대응했는가?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한국타이어의 부도덕성 또한 일관되게 관철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생리

 

도청이 주관한 행정간담회 직후인 201696, 한국타이어는 금산군 공해방지 비대위앞으로 보일러 시설의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송아람 변호사는. 보일러 시설의 허가와 공사 중지를 결정한 주체가 모두 충남도청이므로 주민들을 상대로 한 소송은 사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리의 해석을 내렸다.


한국타이어의 내용증명은 도청을 상대로 해서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었던 한국 타이어가 그 칼끝의 방향을 주민들을 향해 돌린 것이다. 한국타이어의 내용증명은 현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소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막강한 경제력을 보유한 재벌대기업이 생존권의 수호를 위해 나선 주민들에게 그만 물러서라고, 일종의 법의 이름을 빌려 협박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재벌대기업이, 서방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노동자와 노조를 상대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그 가정을 해체시키고 노동자들을 자살로 몰아갔던 동일한 배경에서의 협박의 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이 협박의 효과가 겨냥한 목표는 비대위관계자들로 하여금, 한국타이어에 대해 어떠한 형태의 문제제기도 하지 못하도록 해서 폐타이어 보일러시설의 건설을 기정사실화 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노골적으로 보일러 시설의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동시에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보일러 시설의 공사를 강행했다. ‘비대위관계자들이 두 번에 걸쳐 현장을 방문해서 금산군환경관리위원회 전문가(조사연구위원장 김선태 대전대교수/환경공학박사 외 4)들로 구성된 TF팀의 안전성조사검증용역결과가 나올 때까지 주민비대위와 충남도청, 한국타이어 3자가 합의한 공사중단 약속을 지키라며 강력하게 항의 했음에도 한국타이어는 벽체를 올리고 공장건립수준으로 공사를 강행했다.


이것은 소송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비상한 권한을 발동한 도지사와 주민사이의 공적인 약속을 무시하고 짓밟은 것이다.


금산 주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고려를 우선한 안희정 지사의 비상한 조치와 권위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며 이것은 또한 안 지사에게 210만 도민의 대표자라는 권한을 위임한 주권자 도민의, 민주적인 합의의 정신도 정면으로 유린한 것이다.


오랜 기간 치외법권 지대에서 특혜를 누려온 재벌의 생리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면 합의의 절차와 정신을 이처럼 노골적으로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공무원들, 열린 마음으로 믿어야 하나?

 

대전 환경운동연합의 이경호 사무국장은 한국타이어가 보일러 시설의 공사를 강행한 것에 대해, 감독책임을 소홀히 한 도청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원상복구 명령을 내려 줄 것을 충남도청에 요구해야한다고 했다. 산업단지의 허가와 관리의 책임을 맡고 있는 도청에 감독 소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히 이 사안에 대한 감독의 책임에 있어서는 안희정 지사의 [특명 전권 대사](행정 간담회가 열린 826일 당일에 주민들의 요구를 거의 대부분 수용하는 결정이 이루어 졌다)의 직책을 수행했던 환경관리 과장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금산군 환경관리 위원회의 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도청 환경관리과장의 직위는 현재 궐석상태에 있다.


그로인한 업무의 공백과 혼선이 심각한 가운데, 한국타이어의 보일러 시설이 비대위측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공장건립 수준으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직무유기이기만 할까?


금산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이 중차대한 시기에, 핵심적인 관리감독의 직책을 수행해야 할 환경관리과장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제대로 업무 인수인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경관리과장의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도청 대기환경팀장은, 한국타이어 보일러 시설의 건축허가는 금산군청 관할이므로, 도지사에게는 공사 중단의 권한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용역조사 기간 중에 한국타이어에게 시설 건축허가를 내 준 금산군청 담당자들 역시, 공장건축허가는 군청 관할이므로 독자적으로 허가를 내주었다고 항변을 할 것인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도지사의 권한의 발동은 군청에까지 그 구속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말인가?


826일의 행정 간담회 자리에 금산군청 공무원들은 왜 참석했다는 것일까? 당시 전달된 도지사의 뜻과 의지를 수행해야 할 책임에서 군청 공무원들은 면제라도 된다는 말인가?


도청과 군청을 불문하고 공무원들의 이처럼 무원칙한 업무인식에 대해 안희정 지사가 오히려 도지사에게 공사 중단의 권한이 있는지, 공사 중단의 지시를 내린 일이 있는지의 여부를 밝혀주어야 할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용역조사가 진행되는 중에 한국타이어가 설령 보일러 시설의 건축허가를 요구했다 하더라고, 금산군청 담당자들은 용역조사의 결과를 미리 예단할 수 없는 상태에서 결과가 나온 후에 허가를 내주겠다고 해야 한다.


허가취소의 결과가 나올 경우, 그때에도 독자적으로 결정했으니 독자적으로 책임지겠다는 각오라도 했다는 말인가? 아니라면 용역조사로 인해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확신이라도 있었다는 것인가?

 

용역조사 기간 중에 발송된 협박성 내용증명과 이미 완공수준에 있는 한국타이어의 폐타이어 보일러 시설은 모두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며, 진행되고 있는 용역조사의 신빙성에서도 결정적인 의문을 제기하도록 한다. 신뢰의 회복을 위해 추진한 안전성 검증의 용역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절차적인 공정성과 신뢰성을 이미 심각하게 훼손당했다. 오히려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노골적인 보일러 시설의 강행의지를 폭로하고 기정사실화 하려는 일관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이 또한 철저히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하는 치외법권 지대에 익숙한 사고의 주체가 기획한 일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의 추론을 가능케 한다.

 

-청정금산, 1500년 인삼의 종주지

한 장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두 살배기 막내를 업고

경상도 부산

인삼 팔러간 울 엄마

열다섯 살 누이는

확독 보리쌀 갈아

멀덕죽 끓였다

께적께적

셋째가 삐죽거리고

넷째도 울먹거렸다

아부지는 아무 소리 않고

나는

얼른 먹어

윽박지르며 줴박았다

주눅 든 어린것들은

숟가락 팽개치고

삽작거리로 달아나며 울었다

엄마! 엄마!

 

금산이 고향인 전병열 시인의 뇌리에 화석처럼 박혀있는 어린 시절의 정경이다. 잊지 못할 가족사의 한 장면으로 초대 된듯한 그의 기억 속에서 어머니는 출타 중이다. 어린 시절의 서울 집으로는 머리가 하얗게 세신 금산할머니가 하얀 바람을 메고 정기적으로 찾아오셨다. ‘생명의 고향, 1500년 인삼의 종주지인 금산의 이미지는 허공에 걸린 추상적인 무지개가 아니다.


기나긴 세월, 가난을 헤쳐 나가기 위해 타향객지를 멀다 않고 상도를 개척한, 고단한 의지의 발자국 위에서 구축된 이미지다. 업은 아기와 바람 속 생삼의 무게가 가녀린 어깨를 더욱 조여왔을 금산의 어머니, 할머니들의 땀과 눈물, 자식사랑의 행보 위에서 구축된 이미지다. 금산인의 피 속을 면면히 흐르는 이들 어머니, 할머니들의 생애 위로, 한국 타이어는 지금 폐타이어 다이옥신의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하고 있다.


금산의료폐기물 행정소송첫 공판에서 업체 측 소송대리인은, 환경에 영향을 주는 한국타이어가 들어와 있으니 자신들도 들어와야 한다는 상황논리를 전개해 블랙 코미디 같은 상황을 연출하면서 판사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소위 글로벌기업 이라는 한국타이어가 의료폐기물 처리업체(중부RC)에게조차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공해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그 오욕과 불명예에 대해 한국타이어는 지금까지 단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반성하고 성찰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금산의 많은 젊은이들과 주민들이 한국타이어에 고용되어 있다. 한국타이어는 공장 내에서 어떠한 유해화학물질을 얼마나 취급하고 있는지,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암 발생과 산업재해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지도 함께 공개해야할 것을 요구한다.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자동차의 경영진조차 때로는 전 세계를 상대로 회사의 사운을 건 리콜을 감당하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수호하려고 노력한다. 이미지야 말로 기업의 명운을 가르는 경영목표이자 구체적인 상징의 척도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납골당 이미지]로 깻잎가격의 대폭락을 경험했던 추부면 주민들은 작은 공해 공장에도 자폭하겠다!”는 근조 현수막을 내 걸었다.


주민 간담회에서 바리실 이장은 폐타이어 보일러 시설이 들어온다는 소문만으로 사과주문을 취소당한 경험과 그 심각성을 호소했다.


정보의 공유와 확산이 빛의 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인터넷 시대에 내포 신도시 열병합발전소의 내부문건은 이미 공개되어 있다.


그리고 세 번씩이나 건강을 상징하는 인삼엑스포를 치르고 세계인의 건강축제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청권에서도 유일한 청정지역 인삼의 고장 금산에서, 하루 96톤의 폐타이어를 열분해해 거기서 나온 각종 유해화학성분이 함유되어 있을 기름을 보일러 연료로 태우려는 한국타이어의 경영마인드가 심히 우려된다. 이 대규모 폐타이어보일러 시설은 준공단계에 와 있는 상태다.


청정금산, 1500년 인삼의 종주지의 생명줄을 끊는 밧줄은 이미 목에 걸려있고, 한국타이어는 이제 그 밧줄을 잡아당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금산주민 황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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