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다>현재와 미래의 일자리 탐색
미래를 향해 현재의 교육을 디자인하다!
송은석 (사)한국로봇교육연합회 부회장/스템에듀케이션랩 원장
출세지향적 교육관
우리나라에는 천연자원이 많지 않다. 특별한 자원이 있다면 외부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생겨난 끈기와 노력, 하면 된다는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 아니었나 싶다.
가난한 시절 오직 희망이라고는 ‘교육’이었다. 공부를 잘해야 출세하고 잘살 수 있다는 강한 욕구가 자녀들에게 전달이 되었다. 지금도 이러한 흐름은 여전히 존재하며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성적지상 주의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학부모와 학생, 교육계는 다함께 몸살을 앓고 있다. 어떤 이슈만 생기면 터져 나오는 것이 바로 교육 문제이다. 교육현장은 많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없었던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사회의 요구는 과거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학력 위주의 취업 전쟁은 여전히 만연해 있다. 스펙을 보지 않고 지원자를 뽑는 공기업과 회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수에 불과하며 전반적으로 시행되지는 못하고 있다.
2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필자는 1991년부터 무엇인가를 설명하거나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교육과 관련된 일과 분야에 관심이 많다. 특히 급변하는 기술과 이러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현장의 차이를 생각하면서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교육’이라는 주제에는 명확한 답이 없는 것 같다. 여러 학술적인 이론과 심리학적인 요소들을 언급하며 논리를 펼 수 있지만 교육의 대상이 되는 학생들이 모두 같은 상황, 환경, 처지에 있는 것이 아니니 동일한 기준과 방법으로 교육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이다.
취업 준비생들이 대개 20대 중반이라고 할 때 그들이 만일 20년 전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할지 쉽게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따라서 당시로서는 미래지향적이라고 했던 교육이 지금에 와서는 매우 부족한 것이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학부모의 대안, 사교육
학부모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입시 제도의 변화이다. 이 정책에 따라서 자녀를 향한 교육 플랜이 바뀌게 된다. 주로 중등부터 적용이 되니 교육의 방향이 6년 정도의 미래를 보고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최근 중학교는 1학년 동안에는 시험이 없는 경우도 있다.
자유학기제를 통하여 시험에 대한 부담이 없이 교과목 외의 다양한 분야를 체험하며 자신의 적성을 찾아보고 미래에 대한 직업도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불안한 심정이다. 1년 동안 외적인 평가가 없다보니 자녀의 수준이 어떤지 궁금한 것이다. 혹시나 공부에 대한 흐름을 잃어버릴까봐 다른 대안을 찾게 된다.
학부모는 학교에서 평가를 받지 못하니 학원으로 자녀를 보낸다. 학원에서는 수시로 모의고사를 보고 선행학습으로 학교에서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수업이 진행이 되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학원을 보내게 된다.
사교육을 부추기는 교육정책
교육부는 사교육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 많은 대안을 제시했다. 방과후 학교를 운영했고, 올해 중등부터는 SW의무교육이라는 신선한 방안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발표로 어떻게 되었는가?
유치원부터 코딩교육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별 관심이 없던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학원비도 힘든데 새로운 아이템이 생겨나서 안 보낼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러한 틈을 타서 기업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학교 앞을 지나다보면 코딩학원을 쉽게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컴퓨터 학원만 보였는데 지금은 코딩이라는 간판이 익숙해지고 있다. 앞으로는 코딩을 할 수 있어야 취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로 움직여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필자는 웃음이 나온다. 정부의 교육 정책이 사교육을 성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것일까? 전문가들은 많은 이유를 들고 있다. 필자가 보는 견해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며 한편으로는 오랜 동안 뼛속까지 스며들어 있는 경쟁의식 때문이다.
공교육에서 SW의무교육을 실시한다고 발표를 하면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으로 만족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사실 너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SW교육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없는데 교육을 한다고 하니 학부모들은 당연히 신뢰할 수 없고 결국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 매년 4월이 되면 과학의 달로 초등부터 중등까지는 청소년과학탐구대회를 개최한다. 매우 오래된 대회이며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회의 주 종목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면 이 대회에 참석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
기계공학이라는 종목이 있는데 이 종목은 30년이 넘은 종목이다. 그런데 초등학교나 중등학교 교사 중에 과학상자를 이용한 기계공학을 지도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 이러다보니 좋은 취지로 시행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전국 단위의 좋은 대회의 질이 떨어지고 몇 몇 학생들이 사교육의 힘을 빌려 우승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혼자 스스로 배우고 연습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학생들은 아주 드물다.
사람이 빠진 교육
우리는 이제 미래를 향해 교육을 디자인해야 한다. 입시를 위하고 취업을 위한 근시안적인 조망으로는 발전이 없다. 정부에서는 연일 창업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발표하지만 창업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가 없으니 획기적인 기업이 탄생하지 않는 것이다. 창업의 주요 아이템이 프랜차이즈가 되었다.
이런 프랜차이즈의 방식으로 코딩과 관련된 학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장점이 무엇인가? 이미 준비된 모든 것을 돈을 내고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쉽게 창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창업이 쉽고 빠르다. 돈만 내면 누구나 창업을 할 수 있다.
어떤 코딩학원은 운영하는 사람이 코딩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라도 수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학생이 수업을 받으러오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진 코딩 강의를 듣고 따라하면서 수업을 한다. 운영하는 학원장은 단순히 학생들 관리만 해주면 된다.
창의성이나 문제 해결능력을 위해서 학원장이나 강사가 해야 할 것은 없다. 단지 영상만 틀어주면 된다. 물론 이런 교육과정으로도 상당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오히려 실력이 없는 강사보다 좋은 방식일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제는 존재한다.
그러면 이런 현상이 왜 생겨나고 있는 것일까? 바로 즉흥적인 행정이기 때문이다. 당장 필요하기에 시행하는 일이기에 생겨나는 모순이다. 필요한 인력은 없는데 진행하려다 보니 혼란스럽게 되는 것이다. 교육은 사람을 위한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것이다. 병원에서만 생명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병원보다 교육이 더욱 중요한 생명을 다루는 일일지도 모른다.
코딩도 스펙?
미래의 직업 중에 코딩하는 일, 즉 프로그래머는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이 코딩하는 일을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코딩을 해야 취업이 가능하고 코딩을 해야 사회생활에 문제가 없을 것 같은 현혹되는 광고나 어필을 주의해야 한다.
배우면 매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된 사회를 적응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 영어를 잘해야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 이번 특집 연재를 통하여 가장 많이 강조한 부분은 “창의적인 인재”라고 본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떤 특별한 기술과 기능의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즐기고 활기가 넘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흐르고’ 있는 교육의 유행을 따라서 교육을 시켜서는 안 된다.
과거에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 의대를 나오면 되었다. 그러나 시대가 급변하니 의술만 가지고 있으면 안 되고 로봇과학 기술도 배우고 코딩도 배워야 남들보다 경쟁에서 앞선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논리가 잘못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으로 자녀들에게 쉴 시간이 없이 배우고 또 배우게 하는 데 있다. 학생들이 지쳐있다. 너무도 많은 배움으로 머리는 이미 취준생이 되어 있다. 웃고 뛰고 떠들고 천진난만해야 하는데 너무 많은 공부가 어깨를 짓눌러 하루하루가 녹초가 되어 있다.
미래를 향해 현재를 디자인하라
미래에는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할까? 지금의 현실을 보면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과의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자녀를 격려해줘야 한다. 그리고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당장 늦은 것 같지만 자신이 원하고 즐기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 그러는 가운데 자신의 역량을 늘리고 필요한 기술을 더 배워서 전문화 시키면 된다. 발전이 있으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보기 좋은 것을 선택하지 말고 마음속에서부터 하고 싶고 원하는 것을 택해야 하다.
미래에 대한 꿈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디자인이 된다. 미래에 대한 꿈이 없다면 현재의 삶에 에너지가 넘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각자가 원하고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꿈을 갖지 못하게 했던 과거의 어떤 일, 사건, 트라우마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를 향해 현재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환경과 경험, 원하는 것이 다를 것이라 생각이 된다.
최근 기사를 읽고 도움을 받은 독자들이 메일로 연락을 해오고 있다. 주로 교사들이 연락을 한다. 학생들에게 강의를 통하여 미래에 도움이 되는 시간을 주셨으면 한다는 내용이다. 매우 간절하게 호소하여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궁금한 점이나 강의 및 세미나가 필요한 분들은 메일로 연락을 주시기 바란다(leojenn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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