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헌 작가 개인전, 남이면 활골 고향마을서 열다

작품전시, 29일 부터 오는 6월 11까지 남이면 상금리 활골 예림원갤러리

강정헌 작가와 함께

대전에서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미술을 선보였던 '대전 78세대'를 대표하는 강정헌 작가가 충남 금산 남이면 활골 고향마을에 있는 예림원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개인전은 5월 29일부터 오는 6월 11일까지 열리며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은 강정헌 작가가 1976년부터 2022년까지 자연을 주제로 다양하게 실험했던 작품들이다.

예림원갤러리가는 길

옛날부터 인삼재래시장으로 소문난 금산읍을 지나 남이면 소재지에서도 한참을 더들어가야만 나오는 한적한 산골 오지마을에 도시에서나 접할 수 있는 미술작품들이 전시되고 볼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게 신비롭기까지 하다.

강정헌 작가의 작품들은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마주치고 누구도 거들떠 보지않는 볼품없는 것들이 작품의 소재가 되고 마법처럼 그의 손을 거치면서 예술작품으로 영원 불멸한 새 생명을 얻는다.

마을 수호신처럼 우뚝서 있는은행나무

대학 재학 시절 사람들이 길바닥에 무심코 버리고간 병조각. 과자봉지. 돌부스러기, 나무막대기 등을 그대로 천에 묻혀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작품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마치 시간을 정지시켜 놓은 것 같은 착각과 함께 당시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작품속에 가둬놓은 것 같다. 즉 강정헌 작가에게는 삶이 예술이고 예술이 곧 삶이다.

마치 태초에 조물주가 인간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듯이 세상에서 가장 볼품없고 거들떠보지 않은 것들에게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고 소중한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그의 작품 속에는 예술가의 정성과 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예림원갤러리

아무렇게나 그린듯한 선하나에도 그만의 철학이 담겨 있고 예술적 가치를 부여했다. 평평한 화폭에 붓으로 한 개의 점을 찍고 그 위에 반복작업을 통해서 점들이 쌓이면서 평평했던 화폭은 어느새 볼록한 물체의 윤곽이 드러나고 켜켜이 쌓인 점들이 제각기 다른 모양을 보여 주면서 한 폭의 그림으로 완성된다. 

작가는 무언가 끊임없이 갈망하고 관찰하고 찾아내고야 마는 그는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평범하지 않은 예술혼을 일찌감치 발견했다. 그렇게 예술가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그의 타고난 운명은 49년 동안 한길만을 걷게 했다. 

강정헌 작가와 대학 재학시절 그의 작품앞에서

그와 함께 지금까지 교류를 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동지들도 있다. '대전 78세대'로 서울과 대전 작가들을 연결해 다양하게 교류하면서 평면, 설치, 행위 등이 융합된 작품들을 선보인 지역 작가 그룹이다.

대학 재학시절 김한과 이건용 교수를 통해 영향을 받은 75학번 학생들로 특히 강정헌, 김철겸, 김익규, 신현태(한남대), 이두한 작가는 대전 중앙여중 옆쪽 대전 천변에 화실을 만들어 1년 동안 공동화실 생활을 했었다. 이들이 모여 지난 5월 12일부터 25일까지 작가의 고향마을 활골 예림원갤러리에서 "활골 미술의 시작"이라는 활골 프로젝트를 기획해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전시관에 전시된 강정헌 작가의 작품

한편, 강정헌 작가는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미술교육과와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미술교육전공) 졸업한 후 1978년부터 각종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대전시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대전 대신중·고등학교에 재직했었다.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으면서 고향마을에서 작업실과 함께 예림원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전시관에 전시된 강정헌 작가의 작품

특히 그의 삶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도전과 실험정신은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강물이 되는 것처럼 남이면 작은 산골마을서 출발하는 "활골 미술의 시작"이란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사회를 예술로 활성화시키려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예림원갤러리 주소는 충남 금산군 남이면 활골길 152, 전시기간은 5월 29일(월)부터 6월 11일(일)까지다.

전시관에 전시된 강정헌 작가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