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진악산 아래 고즈넉한 산사에서 울려 퍼진 풍류가 가을밤을 달궜다.
지난달 31일, 금산의 명산 진악산 아래 자리 잡은 보광사에서 열린 산사음악회가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전국에서 모인 음악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제14회 진악풍류 전, 임동창의 풍류, 너도 좋고 나도 좋고"란 주제로 진행됐다.
저녁 6시부터 시작된 이날 산사음악회는 1부 식전공연에 이어 2부 본공연에서는 독보적인 역량의 피아니스트 임동창 풍류마스터를 비롯해 소프라노 박성희, 테너 하만택,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이수자 채수정과 소리단, 국립창극단원 아쟁 김영길, 철현금 류경화, 노름마치예술단 대표 타악 김주홍, 가야금 소녀 서아림과 TATARANG 등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수준 높은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출연해 클래식과 국악으로 동서양 음악의 장르를 넘나들며 품격 있는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부 최옥희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된 식전행사에는 금산문화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금산국악관현악단의 축연무 연주와 지역 주민 김상우. 이수진 부부의 춤과 노래로 막을 올렸다. 이어 올해 14회째 산사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는 보광사 석보선 주지스님의 환영인사와 박범인 금산군수, 김기윤 금산군의회 의장 축사 등이 이어졌다.
2부, 본공연에서 임동창 풍류마스터의 영산회상 피아노 연주와 TATARANG의 청산은 나를 보고, 청산도를 불러 단박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무대 양쪽에서 부처님과 지장보살 모습으로 분장해 엄숙하면서도 익살 스런 퍼포먼스를 통해 불교의 가르침을 전파해 관객들로부터 많은 호흥을 얻기도 했다.
이어 천상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소프라노 박성희와 테너 하만택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라"중에서 Brindisi 축배의 노래"와 "O Sole Mio 오 나의 태양을 열창해 음악팬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또한 금산출신 가야금 소녀로 전국에 알려져 있는 스무 살 서아림 양이 출연해 "부초 같은 인생"과 "열두 줄' 가야금 연주와 함께 특유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노래해 관객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이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채수정 교수의 판소리와 그의 제자들로 구성된 채수정소리단의 씻김 놀이굿으로 한을 풀어내면서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이 외에도 임동창 선생이 작사. 작곡한 부처님 아리랑을 TATARANG이 노래와 춤으로 선보였으며 마지막 무대로 피아노 임동창, 노름마치예술단 김주홍, 아쟁 김영길, 철현금 류경화, 소리 채수정이 칠채휘모리 협연으로 관객들로부터 잠재되어 있는 풍류의 멋을 이끌어내며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보광사 산사음악회만의 특별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풀잎을 밥상 삼아 자연에서 방금 따낸 나뭇잎 한 장에 연잎주먹밥과 과일 등을 담아 먹는 자연식 밥상이다.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출연자나 초청내빈을 위해 따로 밥상도 차리지 않는다. 그냥 관객과 함께 서로 마주 서서 그릇대신 손바닥에 나뭇잎 한 장 올려놓고 풀잎 상에 미리 차려놓은 과일과 음식을 자기가 먹을 만큼만 가져다 먹으면 된다.
지금까지 멋진 식당과 격식에 의존했던 우리에게는 다소 생경하고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위고하,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 함께 즐기는 것이 풍류(風流)다. 삶이 지칠 대로 지쳐있고 마음이 점점 피폐해져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임동창의 풍류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산사음악회가 사람들에게 한줄기 꿈과 희망의 빛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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