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금산세계인삼축제 4일 차인 지난 7일, 충남 금산 인삼축제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의 참여 속에 전통놀이인 단심줄놀이가 재현됐다. 이 행사는 금산향교(전교 곽근태)가 주관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오후 2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펼쳐진 단심줄놀이는 인삼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즉석에서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진행됐다. 옛 농경사회에서 공동체의 화합과 협동을 상징하던 이 놀이를 통해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현대에 되살려내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단심줄놀이는 '길쌈놀이'로도 불리며, 긴 대나무 같은 장대를 중심으로 12가닥의 오색천을 길게 묶어 군중이 이를 엇갈려 돌리면서 단심봉을 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대동놀이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강강수월래', '쾌지나칭칭'과 같은 민요를 부르며 흥을 돋우고 놀이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오색천은 파랑, 빨강, 노랑, 흰색, 검정으로 구성됐으며 이는 다섯 방위를 상징한다. 단심줄은 한 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의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 공동체의 단결을 이끄는 상징적 놀이로 전해진다.
놀이의 중심이 되는 단심봉은 '단심(丹心)'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열정적이고 한결같은 마음을 의미한다. 나무 기둥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서낭대나 솟대와 비슷한 상징성을 지니며, 이는 우리 민족의 대동단결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놀이에서 군중이 서로 힘을 합쳐 오색천을 돌리며 단심봉을 감았다 풀었다 하는 모습은 공동체 정신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단심줄놀이의 유래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19세기 말 함경도 단천 지역에서 정월대보름에 '상원놀이'로 행해졌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후 이 놀이는 지방으로 퍼지며 각 지역의 이름에 맞게 다양하게 변형됐다. 충청도에서는 농심줄놀이, 경기도는 각시줄놀이, 전라도는 비단짜기, 함경도에서는 단심줄놀이로 불렸다. 이를 모두 통칭해 '길쌈놀이'라고도 부른다.
단심줄놀이는 고대 농경사회에서 시작해 현대에 이르기까지 명맥을 유지하며 전해진 전통놀이 중 하나로, 농경 생활의 풍요와 수확의 기쁨을 기념하고, 공동체의 단합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농사의 시작을 알리며 풍년을 기원하고, 가을철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대동놀이로서 오랜 시간 우리 민족의 정서와 문화를 대변해 왔다.
이날 행사를 총괄기획한 김인숙 (주)헤리티지 락 대표는 "단심줄놀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우리 민족의 단결과 협동을 상징하는 중요한 전통문화"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유교문화를 비롯한 우리 고유의 전통을 현대와 접목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그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도 이런 전통문화를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보존하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단심줄놀이 재현은 전통을 계승하고 보존하려는 금산향교의 노력과 더불어 유교문화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금산세계인삼축제는 인삼을 중심으로 한 문화 행사이지만, 이번처럼 지역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지인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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