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교육정책토론회, 누구를 위한 것인가?
공과 사는 분별할 줄 알아야...
-반 고흐의 병들어 가는 해바라기-
우리는 교육이 희망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곤 한다.
금산에서는 4년 전부터 학부모들이 모여서 자발적으로 금산교육현안과 해법 모색을 위한 금산교육정책토론회를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토론내용은 지역교육현안들에 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금산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학부모들에게는 지역교육에 관한 관심의 폭을 넓혀 좀 더 전문적인 교육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제공과 금산교육을 진단해보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우선 금산교육계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를 살펴보면 지역인구 감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외부로 유출되는 학생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과 교원 지역 거주문제, 학력신장과 인성교육을 위한 야간자율학습시간 활용, 시내권 쏠림현상으로 인한 금산읍 학교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통학구역 조정, 생태학습장, 금성학생수영장 등 폐교된 교육시설의 활성화, 금산중.고등학교 분리문제, 순회교사문제, 우리지역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소규모 학교 살리기 방안 등 금산교육 주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어쩌면 이래서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이목을 한곳으로 집중시켜 우리 스스로 교육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보는 금산교육정책토론회가 더욱 더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얼마 전 지역교육발전을 위한 토론회 자리에 군수님을 패널로 초청하기 위해 찾아가서 부탁을 했더니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토론회장 참석조차 아예 어렵다며 거절했다. 담당과장에게 부탁하니 자신은 교육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패널로 나설 수가 없다면서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한다. 이들은 군수 부하직원이니까 군수도 안 나가는 데 군수 눈치 봬서 그러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군수의 태도에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 학부모로서 그동안 교육만큼은 금산군수에 대해 높이 평가해왔는데 이 말을 듣는 순간 공과 사 구분과 개인감정도 조절하지 못하는 분이었나 하는 실망감과 함께 지금까지의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잘못 본 걸까?
필자와 군수가 산업단지조성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하지만 금산의 미래가 걸린 교육문제와 이것과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금산군을 책임진 수장으로서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금산발전이라는 큰 틀을 놓고 생각해야 한다.
공해발생 우려가 예상되는 대규모 산업단지조성은 인삼과 더불어 청정지역이미지를 가진 금산군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
안 그래도 호시탐탐 인삼시장을 노리는 경쟁 군과 한의사단체에서 약사법 등 정치권과 제도를 앞세워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지만 금산에서 어느 한사람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손놓고 있는 상황인데 대규모 공장들이 이곳으로 몰려 온다면 공해를 빌미로 인삼시장을 그들에게 통째로 넘겨주는 꼴이 된다.
산업단지문제는 인삼시장의 생사와 금산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이기에 한두 사람에 의해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 또 몇몇 사람들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더 더욱 안된다. 민주사회에서 자치단체장의 정책집행에 대한 문제 제기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다. 필자는 단체장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지 군수와의 개인감정을 갖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군수를 만나고 난 뒤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군수는 감정 조절이 안 돼서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소위 지역주민대표인 의장과 학부모, 운영위원대표라는 사람이 토론회에서 축사와 패널로 나오기로 이미 약속해놓고 토론회개최 이삼일 남겨 놓은 임박한 시점에 와서 서로 말을 짜맞춘 듯 어색한 변명과 함께 일방적인 패널참석 불가통보를 해왔다. 정상적인 사고와 소신 있는 행동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적어도 패널로서 토론회에 참가하기 위해 자료를 준비하는 기간이 열흘 이상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토론회개최를 바로 코앞에 두고 있는 상태에서 두명이 동시에 패널로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나온것은 그동안 준비해온 토론회 자체를 아예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참으로 아찔한 순간이었다.
우연한 일치라고 보기엔 변명이 너무 어색하다. 누가 어떤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가 일부러 훼방을 놓았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만일 이 일이 사실이라면 그는 훼방꾼으로 금산교육발전을 염원하는 많은 학부모와 지역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으로 지목될것이다.
애당초 학부모 중에서 패널로 한분 추천해달라고 공문을 통해서 요청했더니 자신들이 자청해서 나오겠다고 하고서는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갑자기 변심해서 패널로 나오지 않겠다고 하고... 대책이라도 세울 수 있게끔 나오지 않으려거든 일찌감치 못하겠다고 하든가 토론회개최 이삼일 남겨놓고 못 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심보일까?
토론회를 아주 망치려고 작정한 것처럼 토론회개최 코앞에서 패널로 참석할 수 없다며 일방적인 통보를 해오는 이 사람들이 정말 금산교육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더라면 이처럼 무지한 행동을 했을까? 학생을 둔 학부모로서 토론회의 중요성보다는 군수의 눈치를 먼저 의식한 행동이었다고 보는 대목이다.
나는 진실을 밝혀서 금산교육을 아끼고 사랑하는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알려야 할 책임을 느낀다.
얼마 전 모 지역 신문 칼럼서 딸랑이와 떨거지라는 말이 퍼지면서 군수아바타 논란이 한 때 지역사회에서 화두가 된 적이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그 말이 허튼 말이 아님을 실감한다.
어느 시대와 역사를 막론하고 권력주변에는 이런 부류가 있다. 권력층에 빌붙어 읍소와 아부로 연명하고 권력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기생하는 무리들이다. 자기 생각은 없고 남의 눈치만 보며 스스로 아바타가 되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한편으로는 참 불쌍하게 여겨진다.
아침이슬 같은 조그만 권력 앞에서 온갖 아양과 꼬리를 치며 소신없이 행동하고 머리속에 지우개를 넣고 다니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별력과 개념이 가출한 해바라기와 권력주위를 맴도는 딸랑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금산발전과 민주주의는 요원하다.
금산교육정책토론회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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