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북면 조정리 화학 공장서 또 불산성분누출
잡목과 풀 말라죽고 불산 노출 주민 등 7명 병원 후송 인명피해
인근 주민 대피도 시키지 않은 채 사고 현장에 접근, 불산노출 무방비
관계기관 비상연락망 체계도 엉망, 안전관리 허점 드러내 주민 불안감 가중
불산공장 인근 주민들, 제2의 구미 불산재앙 될라 "전전긍긍"
-불산 누출사고 당시 벌초객이 찍은 동영상-
24일 오전 9시경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에서 불산을 취급하고 있는 램테크놀러지에서 무수 불화수소산으로 추정되는 성분이 누출돼 공장 인근에 있는 잡목과 풀이 시커멓게 말라죽는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최초발견자 김 모 씨(60)는 이날 친척들과 함께 공장 인근에 있는 산소에 벌초를 하기 위해 산에 올라갔다가 공장건물 쪽에서 하얀색의 연기가 하늘로 치솟는 걸 목격하고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오전 9시 25분경 휴대폰으로 소방서 119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불산에 노출된 잡목과 풀이 말라죽어가고 있다-
또 김 모 씨 와 주민들 말에 의하면 오전 9시 10분경부터 약 20~30분가량 하얀색의 연기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랐으며 마치 안개가 내려앉은 것처럼 온 산을 뒤덮더니 암모니아와 비슷한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면서 기침이 나오는 등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번 누출사고로 공장 주변에 있는 잡목과 풀 등이 모두 시커멓게 말라죽는 현상이 일어났으며 공장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4명과 인근에서 벌초했던 주민 3명이 불산에 노출돼 고열과 두통 증상을 보이면서 충남대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회사관계자가 나와 각 언론사 기자들에게 상황설명을 하고 있다. 공장 정문에서 약 3시간 동안 기자들의 출입을 막으면서 한 때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처음 사고가 발생하자 공장 측은 "천정에서 빗물이 떨어지면서 소석회(수산화칼슘)와 반응한 것으로 불산 누출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인근 잡목 등이 죽고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누출 사실을 인정했다.
이 회사 길준잉 대표는 자체점검결과 공 장내 밸브 등 기계에서는 고장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사고원인은 탱크로리격리 동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AHF 탱크 교체과정에서 밸브조작 미숙으로 3 ~ 7kg 정도 불산이 누출된 것 같다면서 사고 당시 작업자들이 불산성분을 중화시키기 위해 흡착제 및 소석회를 살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공장은 지난해 7월 폐수에서 불산성분이 나와 조정천에 살고 있던 지렁이와 민물고기 수백 마리가 떼죽음 당한 것을 비롯해 올해에도 화학물질누출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화상을 입는 등 이번 불산누출사고까지 잇달아 터져 비상안전체계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주민들로부터 안전불감증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회사 측의 재난대응 메뉴얼이 제대로 지켜졌는지에 대해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역 소방본부와 금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과 체계적이고 신속한 비상안전연락망 가동이 제대로 안 되는 등 초동 대처 미흡과 늑장대응에 대해 빈축을 사고 있다.
또한, 24일 오전 9시 25분경 공장 인근에서 벌초를 하던 주민의 신고로 소방서 119가 현장에 출동했지만 사고를 축소 은폐하려는 회사 측의 말만 듣고 철수했다가 다시 출동하는 등 초동대처부터 허점을 보였다는 게 현장에 있었던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 심각한 불산 누출 사고 발생 직후 우왕좌왕하면서 공장 인근 주민대피는커녕 불산성분이 남아 있을 수 있는 사고현장에 보호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주민들이 출입하는 등 기본적인 비상대응 메뉴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이를 지켜본 기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마을주민들은 불산성분이 남아 있을 것을 우려해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는 깻잎 등을 거둬 농산물 검사소에 불산성분 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장출하를 자제키로 하고 우선 당장 시장출하를 앞둔 깻잎은 시장에 출하를 하지 않는 대신 회사 측에서 160여 상자를 배상 처리하는 것으로 회사 측과 일시 합의했다.
한편, 조정리 주민들은 지난번 조정천 불산누출 사고 이후 회사 측과 합의서에 사고재발 시 공장가동을 중단한다는 재발방지 약속을 한만큼 램테크놀러지 측의 약속이행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를 어길 시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램테크놀러지 길준잉 대표는 "이번 불산누출로 주민들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말하고 어떡해서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나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서 이사들과 상의하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나 군북면 불산 비대위와 조정리주민은 재발방지 약속을 어겼으니 지난번에 합의한 데로 공장 가동을 즉시 중단하고 마을에서 이전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산 탱크 교체작업을 하다 이음새 부분에서 불산이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공장 인근 야산에서 벌초를 하다가 불산에 노출됐던 김 모 씨 등 3명은 충남대병원에서 1차 검사를 한 뒤 거주지와 가까운 대구 전문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지인을 통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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