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누리 농원 남인자 씨 부부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 파워우먼 남인자 씨의 시골 생활
-남인자 씨가 세탁을 끝낸 빨래를 정리하고 있다-
남편의 빚보증으로 하루아침에 전재산을 날리고도 기죽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파워우먼 남인자 씨의 사는 모습을 담았다.
2011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남인자 씨 부부는 지인의 빚보증으로 채무를 떠안게 되면서 얼떨결에 형부와 언니가 사는 금산으로 이사 오게 됐다.
-동그라미빨래방-
남인자 씨의 원래 고향은 전남 신안군 임자도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들께서 남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가족이 모두 인천으로 이사 왔다.
남인자 씨의 형부는 금산서 목회를 하면서 금산사랑네트워크와 연탄은행 등을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도맡아 하고 있는 홍승훈 목사다. 남편의 빚보증으로 그동안 모아 놓은 전세보증금과 집안 살림 등 전재산을 경매로 날리고 갑자기 금산으로 이사오게 된 남인자 씨 부부는 홍승훈 목사가 운영하는 봉사단체에서 일을 도우며 농지를 임대해 약용작물 위주로 재배했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줄 겨울철 난방용 연탄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남편은 안 오겠다고 혼자 버티다가 결국 설득 끝에 몇 달 뒤에 금산으로 내려왔다. 서울에서 간부로 직장생활만 했던 남편은 토지를 임대해 농사를 지었으나 경험과 기술도 없이 농사를 짓다 보니 심어놓은 농작물이 말라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게 다행일 정도로 상품이 되지 않아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어 주곤 했다. 남인자 씨 역시 서울에서 10여 년간 직장을 다녔기 때문에 농사가 서툴기는 매한가지였다.
-남인자 씨 부부가 농사지은 배추-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고 했던가? 그렇다고 해서 실의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었다. 우선 자식들하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했다. 농사도 게을리하지 않고 연로하셔서 힘에 부쳐 농사를 짓지 못하는 마을분들의 땅을 임대해 농사를 조금씩 늘려나갔다.
-히카마(멕시코감자)-
그래도 가족이 흩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언니와 형부가 곁에 있어서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야말로 남인자 씨 가족에겐 생명의 은인이다. 현재도 부부는 농사 외에 금산사랑 네트워크에서 연탄은행과 동그라미 빨래방, 이동식 빨래방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에 어려운 이웃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금산으로 온지도 햇수로는 벌써 6년 째다. 그동안 부부가 열심히 일한 대가로 이제 어느 정도는 자리를 잡았다. 또한 농사도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을 터득했고 농사 기술도 농업기술센터를 찾아다니며 교육을 받으면서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맑은 누리농장에서도 생강과 히카마(멕시코 감자)등의 다양한 약용작물을 재배해 블로그와 SNS 등을 통해 직거래로 판매하면서 일정한 수입도 발생하고 있다.
처음에 시골로 내려와 고추 농사도 2년 동안 지어봤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수확도 시원찮은 반면 일손이 많이 들어가 포기하고 그다음 해에는 지인의 소개로 500평의 토지를 임대해 계약재배형태로 백출을 심었다. 하지만 12월에 가져간 판매대금이 다음 해 3월에 지급되는 등 결재가 너무 늦어져 경제적인 부담으로 그만두고 부부가 의논 끝에 금산이 인삼의 고장이니까 약용작물을 재배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생강과 히카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한 대가로 지난해 1500평에서 1000여 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3000평에서 2000만 원의 수확을 예상하고 있다. 부부는 요즘 몸은 바쁘고 고되어도 행복하다. 집에 가면 사랑하는 가족을 볼 수 있고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물질이 많고 적음에서 오는 게 아니란다. 현재에 만족할 줄아는 삶이라고 말한다.
남인자 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맑은 누리농장, 그 이름도 특이하다.금산군농업기술센터에서 전자상거래 공부를 하면서 친구들에게 농장이름을 공모해지었단다. 누리는 세상을 뜻한다. 첫 자로 맑은 누리는 맑은 세상을 뜻하는 것으로 농장이름 속에는 금산의 맑고 깨끗한 청정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도 열심히 농업기술센터를 찾아다니며 공부를 하고 있다는 남인자 씨는 농사만으로는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2차, 3차 산업으로 농산물 임가공에 대해서 배우고 있다. 또 1000여 평의 농지를 구입해 이곳에 농장을 지어 다양한 동물을 기르고 식물을 재배해 체험농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영농후계자로도 등록해 부부가 이루려는 꿈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 있다.
남인자 씨 부부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얼떨결에 금산으로 이사 와서 겪었던 많은 경험은 귀농. 귀촌하려는 도시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인터뷰를 통해 물어봤다. 첫째 귀농이나 귀촌을 하려며 마을 인심이 좋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독립가옥보다는 여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곳이 인심이 더 좋다면서 사전에 내가 살 곳을 충분한 시감을 두고 알아보는 것이 정착하는데 좀 더 수월하다고 말한다.
현재 맑은 누리 농원을 운영하면서 금산사랑 네트워크에서 일하고 있는 남인자 씨, 소외되기 쉬운 어려운 이웃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빨래를 해주고 사랑의 연탄을 배달하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금산사람보다 더 금산사람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는 그녀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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