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안녕 기원, 다리 없던 시절 뱃길 안전 책임진 향토 문화 복원

[금산=장성수 기자] 제43회 금산세계인삼축제 주무대. 금강 상류 제원면 천내리 마을의 전통문화가 재현됐다. 축제 마지막 날인 28일, 마을 풍년과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천내리 '배묻이 굿'이 관람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천내리는 금강 변에 위치하며, 현재의 제원대교가 생기기 전까지 배를 이용해 금산읍으로 연결되는 유일한 교통 통로였다. 영호남을 잇는 관문 역할을 하며, 영동·무주·옥천 등지의 사람과 물자가 이곳을 거쳐 충청권으로 들어섰다. 배가 맡았던 이러한 중심적 역할 덕분에 천내리를 중심으로 '배묻이 굿놀이'가 자연스럽게 뿌리내렸다.

'배묻이 굿'은 금산과 영동을 잇는 국도변 천내마을에서 유래했다. 과거 다리가 없어 나룻배로 금강을 건너던 시절, 뱃길 안전과 마을 안녕을 기원하는 대동굿으로 시작됐다. 마을 주민들은 이 전통이 이어온 것으로 보이며, 500여 년 넘게 보존해 왔다고 전한다.

이날 굿 재현은 금산농악단과 천내리 마을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현장감을 더했다. 주민들은 흥겨운 농악과 춤사위로 굿의 의미를 전달했다. 여기서 '배묻이'는 배를 만드는 것을 일컫는 말로, 새로운 배가 필요할 때 천내나루를 이용하는 모든 마을이 '걸립'(기금 모금)에 참여했고, 의식에 공동체의 염원을 담았다. 참여 주민들의 얼굴에서는 전통을 지켜낸 자부심과 마을 안녕을 바라는 간절함이 엿보였다.

새 배를 만드는 '건립굿'이 끝나면 목수들이 배를 건조하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와 진수식을 지켜보며 뱃놀이를 즐겼다. 천내리 '배묻이 굿놀이'는 ▲배묻이 선통마당 ▲건립마당 ▲배묻이 마당 ▲신수고사굿과 뱃놀이 마당 등 4개의 마당으로 구성된다.

굿을 관람한 한 방문객은 "인삼축제에서 인삼뿐 아니라 소중한 지역 역사와 문화를 직접 볼 수 있어 뜻깊다"며, "평소 접하기 힘든 강변 마을의 독특한 향토 문화를 엿본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천내리 '배묻이 굿' 재현은 지역 축제가 단순히 특산물 홍보를 넘어, 사라져가는 향토 문화를 발굴하고 보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산문화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배묻이 굿'과 같은 소중한 무형 문화유산을 축제와 연계하여 계승·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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