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의석의 일방적인 결정은 국민 주권의 훼손, 대통령 해임은 주권자의 의사를 다시 확인하는 제도적 보완 필요

대한민국의 법치(法治)가 벼랑 끝에 섰다. 헌정 질서를 수호해야 할 법과 정의가 특정 정치 세력의 전유물로 전락하면서, 국가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법치는 민주주의의 장식이 아니다. 권력이 불편하더라도 끝까지 지켜야 할 마지막 선이다. 그러나 최근 대한민국에서 그 선은 정치의 이해에 따라 쉽게 넘어가고 있다. 재판은 멈췄고, 탄핵과 특검은 속도를 냈다. 법은 정지했는데 정치는 폭주했다. 이 비정상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붕괴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다수 의석의 정치가 사법 절차를 압도하고 있다. 특정 정치인을 둘러싼 재판은 정치 일정과 맞물려 지연되거나 사실상 중단된 모습이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둘러싼 사안은 헌법 해석과 법리 검토의 과정조차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탄핵과 내란 혐의라는 정치적 프레임으로 급속히 확장됐다. 법적 판단보다 정치적 결론이 먼저 정해졌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탄핵은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최후의 안전장치다. 특검 역시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때 한시적으로 가동되는 예외 수단이다. 그러나 이 제도들이 상시적 정치 공격 수단으로 전락하는 순간, 국정은 운영이 아니라 충돌 상태에 빠진다. 연쇄 탄핵과 무차별적 예산 삭감은 견제가 아니라 기능 마비다. 다수 의석이 곧 절대 권한이라는 오만이 국가 시스템을 잠식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여기서 더 깊다.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을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과 정치인들의 정파적 판단으로 파면하는 행태는 국민 주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대통령 탄핵이 국회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좌우된다면, 주권은 국민이 아니라 의석 수에 귀속된다.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반민주적 발상이다.
사법부와 검찰의 책임도 피할 수 없다. 정치적 파장을 의식한 판단, 여론의 방향에 따른 속도 조절은 법의 언어가 아니라 정치의 언어다. 정치검사, 정치판사라는 비판이 반복되는 이유다. 사법이 중립을 잃는 순간 판결은 정의가 아니라 진영의 승패로 좌우된다. 그때 법치는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
물론 권력자에 대한 엄정한 수사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엄정함은 철저히 동일해야 한다. 누구의 재판은 멈추고, 누구의 혐의는 끝없이 확대되는 풍경 속에서 국민은 공정을 믿지 않는다. 법 앞의 평등이 무너지면 사회적 합의도 함께 붕괴한다.
대통령 파면이라는 중대한 결정에는 최소한의 민주적 정당성이 요구된다. 국회 의결만으로 민의의 정점에 선 권력을 끌어내리는 구조는 위험하다. 대통령 해임은 국민투표를 통한 재신임 절차로 최종 판단을 묻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주권자의 의사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 없이 이뤄지는 파면은 법적 형식을 갖췄을 뿐 민주적 정당성을 결여한다.
정치권은 이미 선을 넘었다. 사법을 압박하고, 예외를 상시화하며, 다수의 힘으로 국가 운영을 흔드는 행태는 민주주의의 자기 파괴다. 사법부가 흔들릴수록 그 빈자리는 정치가 채운다. 그 결과가 지금의 기울어진 대한민국 법치다.
해법은 분명하다. 재판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분리돼야 한다. 탄핵과 특검은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야 한다. 다수 의석은 통치의 면허가 아니다. 법치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이 균열을 방치한다면, 그 피해는 어느 진영도 피해 갈 수 없다. 대한민국의 법치는 지금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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