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인삼집산지 수도권으로 넘어가나?
파주 인삼농협 조합장 대규모 인삼물류센터 수도권 건립주장
4월 25일 오전, 이동필 농수산식품부 장관이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회의실에서 인삼관련단체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삼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4월 25일 오전, 농축산식품부는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회의실에서 인삼수출과 내수 부진, 불법 인삼유통 등으로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인삼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전국인삼농협장과 인삼생산자단체대표, 수출단체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삼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 주요 내용은 인삼 내수·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불법 인삼유통과 함께 화교시장의 수출감소와 중국이 자국 인삼산업보호를 위한 보호장벽을 원인으로 들었으며 활성화 방안으로는 불법 인삼유통 강력단속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회복과 수도권 쪽에 대규모 인삼물류센터를 만들어 인삼의 유통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조재열 김포 파주 인삼농협 조합장은 간담회에서 "인삼의 70~80%가 수도권에서 소비되지만, 현재는 충남 금산시장을 거쳐 수도권으로 유통되면서 유통비용이 이중으로 들고 있다”며 “수도권에 인삼물류센터를 건립해 소비자들이 보다 싼 값에 좋은 인삼을 살 수 있도록 해야 소비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만수 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 회장도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공항 인근 등에 인삼물류센터를 만들면 소비 활성화와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열 조합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지난 20일 농식품부 장·차관 농업 현장 방문 시 파주 인삼농협이 운영하는 '인삼 쌀 맥주 갤러리'를 찾은 자리에서도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에게 전국 인삼생산량의 70%가 소비되는 수도권에도 홍삼종합물류센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인삼물류센터 설치문제와 관련해 “농협 등의 생산자조직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오면 타당성을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삼 관련 단체장들이 제시한 인삼집산지 수도권 이전론이 정부 차원에서 가시화되면 국내 인삼의 약 80%가 거래되고 있는 금산군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면서 국내 최대 인삼시장의 판도가 뒤바뀌는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뿐 아니라 그동안 인삼은 농산물로 분류돼 검사와 제조·유통 등 인삼산업법에 따라 관리되고 있으나 최근 홍삼시장 확대로 자신들의 보약매출 급감을 우려한 한의사 단체 참실련에서 인삼은 한약재로서 약사법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먹히면서 보건복지부에서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 개정안'이 통과돼 고려 인삼의 종주지로 알려진 금산군이 경제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인삼업계 반발로 오는 2013년 9월 30일까지 2년간 시행을 뒤로 미뤄 놓고 있는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 개정안' 주요 내용은 약사법 기준에 맞춰 검사를 받아야 하고 그동안에는 일반 인삼상인들이 한약방과 한의사에 납품했던 인삼을 앞으로는 한약재제조업허가를 받은 자만이 수집하고 납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인삼업계는 농수산식품부의 인삼산업법과 보건복지부의 약사법은 중복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인삼재배농민과 상인들도 우리 스스로 발목을 한 데 묶어 놓고 달리기하라는 것과 같다며 인삼산업법과 약사법의 일부 조항은 국내 인삼시장을 위축시키고 인삼산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악법이라며 합리적인 제도개선과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인삼판매에서 이중 족쇄가 되고 있는 새로운 약사법시행과 최근 수백억대 불법 인삼유통파문으로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고 100여 년 전통을 이어오던 금산 인삼농협이 경영부실로 부여백제인삼농협과 합병으로 사실상 해체된 가운데 인삼집산지 수도권 이전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금산 인삼업계에 또 한 번의 큰 시련으로 다가오고 있다.
금산읍에서 인삼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지난번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 개정안"이 금산군수와 행정의 무관심 속에 군민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이의제기의 기회조차 놓쳐버린 채 무사 통과되면서 금산군민을 실의에 빠지게 한 사건을 거울삼아 지난번처럼 똑같은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리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제원면에 사는 주민 ㅈ 모 씨는 "금산군을 책임 진 금산군수는 비단골의 온 산하를 파헤치는 난개발 토목공사 삽질에만 치중하지 말고 금산군을 지키는 장수로서 인삼정책에 대한 획기적인 비전을 내놓고 외부경쟁세력과 정부정책에 대해 어느 때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메뉴얼과 군민의 힘을 한곳으로 결집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금산발전의 대안을 마련하라며 知彼知己이면 百戰百勝이란 말을 꼭 되새겨주시기 바란다."라고 쓴소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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