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칼럼>
안녕들 하십니까?
얼마 전 고려대의 학생이 써 부친 대자보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단순한 인사말 속에 많은 시사적인 물음이 담겨 있다. 이 단순한 물음이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키고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하는 것을 보면 대한민국사회가 그다지 안녕하지 못한 것 같다.
요즘 1년 차 박근혜 정부에 대해 야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불통정부라며 연일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해오던 현 정부를 흠집 내기 위한 것만은 꼭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코레일 민영화 추진이 국민들이 불편을 겪으면서 안녕하지 못했고 의료민영화 역시 불씨를 안고 있다. 전기요금에 합산시켜 강제징수 하는 국영방송시청료인상도 국민들을 불편하게 한다. 공영방송국직원 중 57%가 억대연봉자라고 한다. 국민들이 정부방송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다.
지난 대선 때 대선후보들은 모두가 똑같이 기초의원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 그러나 지금은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놓고 하네! 마네 여야가 설전을 벌이더니 요즘 정당공천유지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모두가 제 밥그릇 챙기기 같아 화가 치민다. 국민들 밥그릇은 누가 챙겨주나?
어떤 정책이든 시행해보면 장단점이 공존하고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면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냥 국민과 약속한 대로 폐지하면 된다. 대선공약을 후보 혼자서 결정한 것도 아닐 테고 각 당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서 나온 결정일 텐데… 한나라당이 한때 차떼기당이라고 수모를 당했던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한 말이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말이 틀려서는 안 된다. 국민과의 약속이다.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다수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순종(?)하며 그들의 밥이 될 수밖에 없고 공천장사는 경제적 약자들에 불이익을 준다.
거액의 공천 금을 건넨 후보자 역시 당선 후 본전을 뽑기 위해 무리수를 두게 되고 비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는 지난 대선 때 여야 대선후보가 했던 국민과의 약속이다. 이런저런 핑계대지말고 꼭 지켜지기를 바란다.
지난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의회와 싸움에서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일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의회와 집행부 단체장의 출신정당이 서로 다르다 보니 민의를 대변하기보다는 당리당략을 앞세우게 되고 서로 기 싸움 하는 곳이 많다. 금산군 의회도 후반기 원 구성도 못한 채 해를 넘기고 말았다. 정당공천제 부작용에 비중을 두고 싶다.
기초단체를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고 불법정치자금의 창구가 되고 있는 정당공천제 폐지와 기초의회 무용론에 대다수 국민이 힘을 실어주는 이유다.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잘 들어주고 해결하는 것이 정치다. 그러나 많은 후보가 선거 때는 공약으로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 공약을 내세운다. 국민들은 그 말을 믿고 그를 지지하지만 당선된 후 돌변한다. 내가 언제 그랬냐? 는듯 미적미적 뒤로 미루고 국민들 생각과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기수준의 정치인을 많이 봐왔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선거때는 내심 기대를 해보지만 막상 당선되고 얼마지나면 "그러면 그렇지 그놈이 그놈이지 다 똑같다"는 실망섞인 어조의 말을 가장 많이 한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는 생각이 다르다는 뜻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유지를 주장하는 새누리당은 정당공천을 폐지하면 후보가 난립해 유권자의 선택을 흐리게 한다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기초지방선거는 후보가 지역 분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물 위주로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당선 후에도 소속정당이 없어 의회와 집행부의 기 싸움도 적어지고 국민을 위한 동반자적 관계 유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고 거액의 공천금을 갖다 바치지 않아도 되니 자치단체장의 비리도 훨씬 줄어들 수 있다.
어떤 정책이든 긍정과 부정은 항상 공존한다. 민주주의 장점은 많은 사람의 참여다. 단점이라면 신속성 면에서 다소 느리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참여의 기회를 제공한다. 한두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생각이 반영되기 때문에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요즘 내년 6.4지방선거가 몇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준비하느라고 각 후보가 표심을 잡느라 분주하다.
굳이 고사성어 지피지기[知彼知己]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선거에서 민심을 파악하는 것이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유권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지지도를 높이고 당선의 비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설문조사가 가장 인기가 높은 이유다. 설문조사도 경제적 논리가 가끔 적용되기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정치인은 사기꾼 되어야 할 수 있다고 한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국민들과 한 약속이다. 반드시 지켜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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