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종료된 민간위탁사업, 4억 3천만원 뒤늦게 회수
-정산 의무 외면한 수탁기관과 직무유기 논란의 금산군

[금산=장성수기자] 금산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의 민간위탁·보조사업비 미정산 논란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본지 취재결과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운영된 위탁사업이 종료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산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뒤늦게 법인 통장에서 4억 3천만원의 잔액이 발견돼 군이 회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관리·감독기관인 금산군의 안이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2020년 금산군이 민간단체 K법인과 민간위수탁 계약을 체결하며 시작됐다. 이 단체는 금산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를 3년간 운영했으나, 사업 종료 후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할 정산서와 결산보고를 내지 않았다. 현행 「지방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36조는 보조사업자가 사업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정산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같은 법 제40조에 따라 보조금 환수 및 형사 고발 조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해당 법인은 시군역량강화사업과 지원센터 운영 모두에 대해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산군은 수차례 정산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해명했지만, 감사 착수나 검찰 고발 같은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결국 행정당국이 부정 운영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지방자치법 제48조에 명시된 ‘지방자치단체장의 감독의무’를 방기한 것으로, 공무원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 큰 충격은 해당 법인의 통장에서 발견됐다. 군은 2025년 2월경 법인 계좌에 남아 있던 4억 3천만원 상당의 잔액을 확인하고 뒤늦게 회수했다. 그러나 잔액이 어떤 사업에서 발생했는지, 집행 내역과 세부 근거자료가 전혀 확보되지 않아 자금 운용의 불투명성이 극명히 드러났다. 심지어 해당 통장은 개인이 관리한 것으로 드러나 인출 사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사태는 금산군이 민간보조사업을 얼마나 허술하게 운영해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보조금 관리의 기본은 집행·정산·감독의 3단계 절차를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지만, 금산군은 그 어느 단계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구조적 관리 부실로 볼 수 있다.
유사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2022년 전북 A군의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서도 정산서 미제출로 5억원대 보조금이 환수된 바 있다. 또 경남 B시에서는 위탁기관이 보조금을 유용하다가 감사원 감사에 적발돼 관련자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위탁기관 간의 허술한 보조금 관리가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어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역 사회와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억원의 세금이 불투명하게 흘러갔는데, 군은 뒤늦게 잔액만 회수하고 끝내려 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관리감독기관인 금산군의 책임이 본질적이라는 점에서 군 내부 감사체계 전면 개편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금산군은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법인에 정산서 제출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했으며, 정산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미반납액에 대해 추가 환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사팀과 협의해 필요할 경우 관련자 검찰 고발도 검토 중”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내놨다. 그러나 행정이 사후약방문식으로 흐르고 있어 주민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금산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는 민간단체 K법인과 민간위탁운영 종료 후 2024년부터 군 직영체제로 전환돼 운영되고 있다. 이는 위탁기관의 보조금 부정 사용과 관리 실패가 불러온 불가피한 조치였다. 하지만 직영 전환만으로는 보조금 관리 시스템의 근본적 허점을 막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보조사업 심사 과정에서부터 사후 감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정산 미제출 시 즉각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히 특정 법인의 책임을 넘어 지방행정 전반의 신뢰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군민들은 수억 원대 혈세가 허술한 관리 속에 방치된 만큼, 금산군은 명확한 경위 규명과 책임자 처벌, 제도 개선을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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